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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아티스트가 있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나고 세상의 안부를 묻는 거장 8인과의 대화 라는 부제가 눈에 들어와서 읽기 시작한 책입니다. 솔직히 여기에 소개된 아티스트 중에는 강익중씨 외에 아는 사람이 없었지만, 뜨겁게 세상을 향해 외치는 이들의 목소리를 꼭 들어보고 싶었습니다.저자 안희경씨는 8명의 아티스트들을 미술관이나 작업실 등에서 만나 깊이 있게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아트스트들의 주요 작품도 꽤 많이 소개를 해주어서 아, 이런 작품을 하는 미술가이구나. 라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현대 미술은 난해하다고 하고 저도 그렇게 생각하긴 하지만, 그만큼 현대사회가 복잡하고 현대인의 마음이 상처받은 상태이기 때문은 아닐지. 8명의 아티스트 중가장 전위적인 예술을 한다는 느낌이 들었던 예술가는 첫 장에 소개된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입니다.불편한 진실을 마주 보게 하고, 현대인의 고통을 온몸으로 표현하려는 행위예술가.노출이 많거나 때로는 충격적인 장면을 연출하는 의도는 무엇일까? 솔직히 작품을 다 이해하기 어려웠고 이렇게까지 표현해야 했던 걸까? 의문이 드는 경우도 있었지만 표현하려는 것이 무엇일지 어렴풋이 짐작할 수는 있었습니다. " 창작해야만 살 수 있다면 당신은 예술가입니다. 자, 그런 다음 어떤 타입의 예술가인지 알아야겠죠? 나는 다행히 아주 일찍 내 도구가 퍼포먼스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p.48) 라고 그녀는 말합니다. 창작해야만 살 수 있다... 그 표현이 내겐 가장 강렬히 와닿았습니다.그 외에 이 책에는 아네트 메사제, 크리스티앙 볼탕스키,윌리엄 켄트리지, 키키 스미스, 강익중, 제프 월, 무라카미 다카시와의 인터뷰가 실려있습니다. 자유롭고 진솔하게 자신의 작품세계와 철학, 그리고 세상을 보는 관점을 이야기한 내용을 보자니 예술가들과 친해진 느낌도 듭니다. 이들의말은 조금씩 서로 달라도 자신이 뿌리내리고 있는 세계에 대한 관심과 사랑, 예리한 통찰력, 그리고 공감과 소통이라는 큰 줄기는 같다고 느꼈습니다. 작고 낮은 우리의 목소리를 선명하게 확성시켜주는 예술가들이 있기에 세상이 더 다양하고 아름다운 빛깔을 가지게 되는 건 아닐까요.흥미로운 점은 8명의 아티스트들은 대부분 서양사람인데, 작품의 형식이나 작품의 정서는 동양적인 것이 꽤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저자가 그런 사람만을 골랐는지는 모르겠지만 특히 윌리엄 켄트리지와 키키 스미스의 작품이 동양적인 색채가 강해 보였습니다.)볼탕스키 : 서양적인 방식은 우리를 좀 더 대상에 얽매이게 합니다. 하지만 동양적인 사유속에서 대상은 인식에 좀 더 가깝지요. .. 제게 있어 인식은 실제 대상(오브제)보다 더 중요합니다. (p.79)아네트 메사제 : 인생은 코미디이자 동시에 비극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안에서 서로 다른 많은 감정들이 갈래갈래 나누어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고 늘 담아내고 싶은 것이 바로 이런 이중성입니다. (p.93~95) 작가는 역할이 없어야 합니다. 작가는 무언가를 드러내 보이는 사람이 아니라 관찰하는 사람입니다. 공부하는 일이죠. 작가는 사람들이 보지 않았던 것을 끄집어냅니다. 경계에서 가장 앞선 곳에 머물러야만 해요. 약간은 미쳐서 머물러야 합니다. (p.108)윌리엄 켄트리지 : 우리는 세상이 치유되지 않을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바랄 수는 있는 겁니다.(p.129)강익중 : .. 작가의 책임을 굳이 묻는다면 종교인처럼 연결하는 데 있어요. 플라스틱 관 있잖아요, 배수관. 우리 작가들이 할 일이 뭐냐 하면요. 동과 서를 연결시키는 거예요. 남과 북을 연결시키고요. 현재와 미래를 연결시켜야 해요. 스스로 배수관이 되어서 이 모두가 잘 흐르도록 빼줘야 해요. 그래서 정말 중요한 것이 있는데, 그건 배수관이 비어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 내가 내려놓을 때 뚫리게 되어 있어요. .. (p.180~ 181) .. 예술은 흔들어 깨워 연결시키는 건데, 결국 내가 서 있어야 바람으로 섞이고 땅으로 연결되어 작업이 생명성을 갖게 되죠. (p.185)제프 월 : 저는 일상 자체가 창조적이라고 생각해요. 창작활동이란 곧 매일에 집중하는 거니까요. 그렇지 않으면 작품이 나올 수 없죠. 누구나 일상을 느끼고,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세상이 정말 매혹적으로 다가와요. 예술이야말로 사람들에게 일상이 지닌 환상적인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도구입니다. (p.217)무라카미 다카시 : 현대미술의 룰은 작가가 자신의 identity를 표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데 있습니다. .. 예술이 마냥 자유로운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잘못입니다. (p.232)
거장 8인의 목소리가 전하는 ‘지금, 여기’ 현대미술의 힘
인터뷰 아티스트 안희경, 현대미술 거장 8인과 대화를 나누다
최근 한 일간지에서 세계 지성들을 인터뷰해 현대 문명의 나아갈 길을 탐색하고 있는 전문 인터뷰어 안희경. 그녀는 이미 노엄 촘스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피터 싱어 등 세계 석학들을 만나 나눈 깊은 대화를 하나의 생각이 세상을 바꾼다 (오마이북, 2013)라는 책으로 펴낸 바 있다. 불교방송 프로듀서로 일하다가 2002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동양의 명상을 접목한 사회참여 흐름에 주목해온 안희경이 이런 시각을 통해 바라보는 또하나의 관심사가 바로 예술이다. 그녀는 2010년부터 국제 미술계에서 활발히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현대미술의 거장들을 만나왔다. 그리고 이들 8명의 현대미술 거장들을 만나 상상력의 근원을 탐구한 인터뷰를 묶어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그녀가 만난 이들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아네트 메사제, 윌리엄 켄트리지, 키키 스미스, 강익중, 제프 월, 무라카미 다카시로, 어떻게 이들을 모두 만날 수 있었을까 놀라게 될 만큼 쟁쟁한 현대미술의 거장들이다. 이들 인터뷰를 먼저 읽은 구본준 기자의 추천평이 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인터뷰 과정도 흥미롭다. 안희경은 먼저 성심을 다해 인터뷰어를 설득한다. 왜 그들을 만나고 싶은지, 상대가 충분히 설득될 만큼 진심을 담아 이야기한다. 몇 차례에 걸쳐 접촉하며 결국 상대의 승낙을 얻어낸 일도 부지기수. 때로는 만남이 성사되는 데 1년이 넘게 걸리기도 했다. 마리나 아브라모비치를 만났을 때는 그녀가 몸살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보고는 인터뷰는 뒷전으로 미루고 그녀의 몸을 마사지 해주며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주기도 했다. 이런 정성 덕분인지 아브라모비치는 그녀의 인터뷰를 특히 마음에 들어했다는 후문이다. 이 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된 제프 월과의 인터뷰는 무모한 도전과 순전한 우연에 의해 성사되기도 했다. 다른 일로 밴쿠버에 가게 된 그녀가 제프 월과 인터뷰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만으로 전화번호부에서 밴쿠버에 거주하는 여섯 명의 제프 월 중 그일 것 같은 한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메시지를 남겼는데 그가 회신을 해와 성사된 경우. 거장들의 작품세계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지은이가 전하는 거장들의 동작, 분위기, 말투 등 세심한 관찰의 흔적도 인터뷰의 재미를 더한다.
책을 내며 | 세상을 변화시키는 예술가의 매일매일
1. 몸으로 관객을 깨우다
고통을 받아내어 해방시켜주는 치유사 |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2. 부재를 통해 존재를 증명하다
시간의 흔적을 기록하는 작가 |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3. 발랄한 상상이 던지는 따끔한 진실
매일매일을 수집하는 수집가 | 아네트 메사제
4. 급진적 메시지를 드로잉에 싣다
세상을 치유하고자 하는 예술가 | 윌리엄 켄트리지
5. 떠나기 위해 머물다
여전히 해방운동 중인 페미니스트 아티스트 | 키키 스미스
6. 바람으로 섞이고 땅으로 이어지다
흔들어 깨워 연결시키는 예술가 | 강익중
7. 깊게 바라본 일상의 이면
사진으로 현대미술의 장을 넓힌 시네마토그래퍼 | 제프 월
8. 17세기 베르사유 궁전에 21세기 평등 꽃이 피다
충돌을 꾀하는 예술 기업 CEO | 무라카미 다카시
나가며 | 나를 발견하는 성찰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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