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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로 찾아가는 저자의 성장 환경과 작품 배경 답사기   2. 좋은 문학은 사상가로서의 기질을 가진 저자에게서 나온다. - 권정생 : 물리적 환경은 도쿄의 빈민가 태생이며 생물학적 환경은 결핵과 가슴막염으로 평생 변고에 시달리는 불운한 삶이 선생의 인생이었다. 하지만 선생은 개인적으로 다른 사람을 탓하지도 않았으며, 까칠한 성격도 아니었다. 그렇지만 대중, 민중의 삶을 어려움으로 내모는 정치집단과 지식인에 대해서는 비판을 아끼지 않는 분이었다. 특히 ‘죽을 먹어도’에서 민중이 비참한 삶을 사는 것이 그들의 썩어빠진 행태와 연관성 있음을 강하게 말하고 있다.   - 한용운 : 사상가는 권정생 선생처럼 불운한 어린 시절을 겪어야 하는가? 만해를 보면 절대로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홍성에서 한학을 공부했으며 다복한 가정이었지만 나라의 운명이 그를 동학운동, 독립운동에 참여하게 만들었다. 즉, 사상가는 살아온 환경에 상관없이 뼈 속까지, 유전적으로 저항정신을 가진 사람인 것이다. 그가 이 시대에 태어났으면 반드시 시청 광장에서 민중과 함께 했을 것으로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특히 그의 3대 행동 원칙, 변호사를 대지 말 것, 사식을 넣지 말 것, 보석을 요구하지 말 것 등은 정말 감동적이다. 오늘날 민주투사라는 사람들이 감옥에서도 이런 원칙을 지킬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운동권의 변절과 타락은 이런 정신의 부족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정신이 ‘님’이라는 키워드를 만든 것이다.   3. 좋은 문학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에서 만들어진다. 김중미 : 오늘날에도 인천의 만석동을 방문하면 개항, 일제식민시대, 한국 전쟁의 흔적을 볼 수 있다. 그 흔적들 중 가장 가슴 아픈 것은 가난과 소외의 발자국이다. 현재 만석동 사람들은 자신의 집 앞 주차공간을 확보하려고 거칠고 천박한 행동을 전혀 부끄럽지 않게 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행동거지를 가난한 사람들을 은근하게 때로는 적나라하게 비하하는 징표로 여기고 있다. 민중은 개돼지라고 말한 ‘나향욱’만 비난할 것이 아니다. 우리도 주차 문제로 이 지역에서 그들과 부딪치면 만석동 사람들을 개돼지 취급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만석동의 문제는 정치집단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그 원인에 대한 저격을 거두고 피해자에게 비난을 하는 것은 비과학적인 태도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과관계를 말하기 전에 대중들에게 그들의 억울함을 설득하려면 그들의 삶을 공감하게 만들어야 한다.   나는 파주시 문산 기지촌이 고향이기에 김중미의 작품에 몰입하게 되었다. 저열한 입과 거친 행동을 비난하기 전에 그를 그렇게 만든 인자에 총구를 겨누고, 그들에게는 공감과 격려를 보내야하지 않을까? 계급이 의식을 지배한다는 막스의 명언은 인류가 번영하는 동안 계속 될 것 같지 않은가? 그래서 난 구조주의를 상당 부분 신봉한다.   4. 예술가는 생태주의자다. 황순원 : 그의 ‘소나기’와 ‘수컷퇴화설’만 아는 나의 짧디 짧은 독서량으로 그를 평가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 책의 놀라움은 그의 작품 속에 많은 꽃과 풀이름이 나왔다는 것을 지적해준 것이다. 나의 기억 속에 그 꽃과 풀이름은 지워져 있으니 창피할 따름이다. 어른거리는 터치로 배경을 그리면 더욱 실감나는 풍경을 표현할 수 있는 수채화처럼 그의 작품 속 꽃과 풀은 인간의 본성을 풀어가는 밑밥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본디 인간은 자연에서 나왔기에 풋풋한 사랑과 수컷의 암컷에 대한 애절한 사랑을 표현하는데 그 밑간으로 자연은 제격인 것이다. 그는 자신이 생태주의자라고 말한 적도 없었을 것이지만 그 작품이 그가 생태주의자라는 것을 말해준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처럼 안대, 수갑 그리고 가죽 벨트가 배경인 작품이 우리의 품성을 맑게 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확언할 수 있으려면 황순원의 작품에서 자연으로 밑그림을 그렸기에 더 짜릿한 남녀 간의 사랑을 표현할 수 있었다는 것을 알면 된다.   5. 이 책을 들고 문학기행을 떠나고 싶다. 문학이 아름다운 것은 밑줄 쫙 잘 쳐서 점수가 높아져서가 아니다. 내 가슴에 문학의 꿈틀거림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것을 보고 아름답다 말할 수 없는 것만큼 좌절감을 느끼게 하는 것은 없다. 명화를 보고도 왜 아름다운지 몰라서 고개만 끄덕이고 미술관을 나온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공감할 것이다. 하지만 글은 그렇지 않다. 글만 읽을 수 있는 사람은 자기만의 이야기꾼을 고용할 수 있다. 열심히 발품 팔면 거의 공짜로 빌릴 수 있다. 9000원이 없어도, 어둠의 경로로 다운로드하지 않아도 몇 일, 몇 주나 가슴에 총 맞은 것처럼 먹먹하게 보낼 수 있다. 백지영이 왜 대중들에게 용서를 받았겠는가? 이제 그녀의 은밀한 영상을 지적질하는 저질스러운 놈들은 없다. 왜냐? ‘겨울나그네’, ‘8월의 크리스마스’ 등 무수한 예술작품들이 우리에게 주었던 먹먹한 감동을 노래 하나로 제공하고 있다. 거기에 그 먹먹한 감동을 낳게 한 장소를 가본다면?   문화유산답사기 때문에 보길도를 세 번이나 갔지만 가슴이 먹먹하지는 않았었다. 권정생 선생님 생가에 가면 어쩌면 울지도 모르겠다. 한국 문학과 문학 기행이 언젠가는 파란 눈, 까만 피부, 떼 놈들, 양놈들, 쪽바리들이 한 손에 이 책을 들고 한국을 찾아오게 만드는 문학 한류를 만들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하는 바이다. 그 전까지는 절대로 그 자리에 아파트는 짓지 말았으면 좋겠다.(이수종)

낯선 익숙함을 찾아서 는 국어교사로 일하고 있는 김명희 선생님의 문학 여행기로, 우리 문학을 이끌어온 작가 22명의 생가지와 문학관, 주요 작품 속 배경이 된 장소를 찾아다닌 저자의 30여 년 발자취가 담겨 있다.학생들에게 우리 문학의 생생한 숨결을 전하고 싶은 소박한 바람에서 시작한 여행은 이내 교과서 문학의 틀을 벗어나게 되었고, 그 결과 이 책에서 다채로운 작가와 작품을 소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은 우리 문학의 현장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주며, 전국의 문학관과 문학촌, 문학의 집의 위치와 주소를 지도와 함께 부록으로 실어 문학의 현장을 찾아가고 싶은 독자들의 수고를 덜어준다.이 책은 독자들이 우리 문학 속 풍경과의 만남을 통해 문학에 대한 이해를 한 차원 높일 수 있도록, 또 사람에 대한 웅숭깊은 사랑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01 권정생 / 외딴 오두막집의 성자_안동 조탑마을
02 고정희 / 고통으로 가는 여전사_해남 송정마을
03 김영랑 / 영랑과 모란이 숨 쉬는 곳_강진 영랑생가
04 김유정 / 사랑과 문학의 순교자_춘천 실레마을
05 김중미 / 괭이부리말 아이들의 지킴이_인천 괭이부리말 외
06 박경리 / 모든 숨탄것들을 사랑한 대지의 딸_하동 평사리 외
07 박완서 / 그 시대를 증언하다_서대문구 현저동
08 심 훈 / 겨레의 마음에 늘푸른나무를 심다_안산 본오동 샘골 외
09 오정희 / 불온한 젊은 날의 자화상_인천 차이나타운 외
10 유치환 / 사랑하였으므로 진정 행복하였네라_통영 청마거리
11 윤동주 / 내게도 십자가가 허락된다면_북간도 용정마을
12 윤정모 / 시대의 문제와 정면으로 마주 선 르포 작가_광주 퇴촌 나눔의 집
13 이육사 / 서릿발 칼날 진 그 위에 서다_안동 원촌마을
14 이해인 / 사랑과 위로의 언어_부산 성 베네딕도 수녀원
15 이효석 / 메밀꽃과 원두커피의 향기_봉평 창동마을
16 정지용 / 사철 발 벗은 아내가 이삭 줍던 곳_옥천 향수길
17 조지훈 / 맑은 시혼과 드높은 지조를 지닌 선비_영양 주실마을
18 최명희 / 살아 숨 쉬는 모국어의 바다_전주 한옥마을 외
19 한용운 / ‘님’만 님이 아니라 기룬 것은 모두 님이어라_백담사 만해마을 외
20 한하운 / 파랑새가 되고 싶었던 천형의 시인_소록도 나환자촌
21 현기영 / 4ㆍ3보다 더 무서운 것은 4ㆍ3을 잊는 것_제주 너븐숭이마을
22 황순원 / 문학작품 속 식물나라로의 여행_양평 소나기마을